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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원 2009-03-16
[부적]  4장 코코샤넬 360
4장 코코샤넬

* 링컨센터 22
2007년 10월 10일 PM 7 : 22

세 번째 초대장에는 링컨센터 22라 쓰여 있었습니다. 나리는 천천히 걸어서 링컨센터*에 도착했습니다. 링컨센터 분수대 앞에 많은 사람들이 서로 만나기로 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만큼 링컨센터의 샹들리에가 반짝이며 사람들에게 들어 오라고 손짓했습니다. 오페라 공연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라 모두들 정장을 해 멋져 보였습니다. 오페라 아이다* 공연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이곳 저곳 삼삼오오 사람들이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혼자 온 나리만 여간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나리는 쑥스러워 빨리 자리에 들어가 앉고 싶었습니다. 나리는 자리를 찾아 22번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가 세 번째 부자를 만나는 실마리 인지 자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7시 22분이면 공연이 한참 진행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22라는 숫자가 공연장 좌석번호가 아니라면 세 번째 부자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리는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나리는 자리에 앉아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공연은 시작됐고 옆에는 누구도 앉지 않았습니다. 나리는 초조했습니다. 다시 밖으로 나갈까 했지만 22번에 대한 뚜렷한 힌트가 좌석밖에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음속으로 기적의 동그라미를 그리며 세 번째 만남의 성공을 빌어보았습니다. 공연이 시작됐고 아이다의 목소리가 천상의 목소리처럼 공연장을 울려 퍼졌습니다. 나리는 그만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도 잊고 공연에 빠져 들었습니다. 오페라는 이탈리아어라 번역된 글이 앞 좌석 등받이 뒤 스크린에 스크립터로 지나갔습니다. 나리는 오페라 가수의 노래와 앞 좌석 스크립터를 번갈아 보며 공연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가 스크립터에 이상한 글이 지나갔습니다.
‘나리 안녕!’
나리는 깜짝 놀랐습니다. 여자 주인공이 노래를 하고 있는데 스크립터는 ‘나리 안녕!’하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나리는 시간을 보았습니다. 7시 22분이었습니다. 세 번째 부자의 메시지란 것을 알았습니다.
‘나리, 초대장은 가지고 왔지. 이제 몇 분 후면 쉬는 시간이야 그러면 위층 오른쪽 테라스석 맨 앞자리로 올라오렴.’
나리는 공연장 오른쪽에 자리한 테라스석을 쳐다보았습니다. 누군가 손을 흔들었습니다. 실루엣만 보였지만 자태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곧 막이 내렸습니다. 나리는 테라스석으로 올라갔습니다. 그곳엔 아주 예쁘고 세련된 할머니 한분이 계셨습니다. 나이가 많이 들어 보였지만 천사처럼 예쁜 얼굴 때문에 나리는 한 참 쳐다보다가 정신을 잃을 뻔 했습니다. 검정색 투피스에 가슴에는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브로치를 달고 목에 단정한 진주 목걸이가 품위를 더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독특한 향수가 할머니를 감싸고 있어 자꾸 빨려 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할머니는 나리를 레스토랑으로 안내했습니다. 2층에는 링컨센터 앞 마당 분수가 내려다 보이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영롱한 샹들리에가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인자하게 웃던 할머니가 나리에게 앉으라고 말했습니다. 나리와 할머니는 마주보고 앉아 저녁을 주문했습니다.
할머니가 눈짓으로 식사를 준비하라는 신호를 보내자 지배인이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먼저 초대장을 볼 수 있을까요?”
할머니는 인자하게 첫 마디를 꺼냈습니다. 나리는 초대장을 내밀었습니다. ‘이번엔 어떤 그림을 그려져 있을까?’ 나리도 자못 궁금했습니다. 샤넬 할머니는 초대장을 열어 보았습니다. 커다란 네모가 초대장 가득 들어왔습니다.

To Chanell

From Won

“나리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지?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걸 시켰는데. 나리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이 늙은이 식성이 그렇게 구식이지는 않을걸? 일단 입맛을 돋우기 위해 포도주 한 잔 할까?”
나리는 할머니와 잔을 부딪혔습니다. 맑고 경쾌한 음이 귀속을 간질이면서 나리의 마음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나리는 포도주를 한 모금 마셨습니다. 그리고 깜짝 놀라 눈을 깜박였습니다.
“나리양 어때요? 어떤 기분이 들지요? 이 와인은 최상급 아몽티아도에요. 식전에 마시는 와인으로 최고의 프랑스 와인이지, 한번 설명해 봐요, 맛의 느낌을.”
“음…온갖 향기를 품은 과일, 풍요로움이 느껴져요.”
나리는 다시 한 모금을 마셨습니다. 할머니는 나리에게 빵을 건넸습니다. 소금기 있는 빵은 촉촉하고 부드러웠습니다.
“할머니 이 빵은 뭐예요? 빵 안에 크림이 달콤하고 신선해요.”
“음 그 빵은 블리니 드미도프란다. 캐비어와 사워크림을 안에 넣은 러시아 빵이지.”
나리가 빵을 다시 먹자 잘 생기고 깍듯한 웨이터가 스프를 가지고 왔습니다. 나리는 또 궁금해서 한 숟가락 먹었습니다. 너무도 감칠맛 나는 스프를 어느새 후루룩 마셔버렸습니다. 할머니는 나리가 웃긴 듯 빤히 쳐다 보셨습니다. 나리는 할머니가 먼저 묻기 전에 이 맛에 대해 막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푸른 바다에서 홀로 헤엄치는 느낌이 나요. 요술궁전에 나만이 아는 보석을 숨겨놓은 것처럼 은밀한 맛 이랄까요.”
할머니는 하얀 이를 드러내 마구 웃었습니다. 그런 할머니의 모습이 나리에겐 꼭 천사처럼 보였습니다.
“나리는 타고난 미감을 갖고 있는걸. 맞아, 이 스프는 거북이 스프야. 그러니까 바다를 헤엄치는 모습을 연상하는 거구. 아주 좋아.”
나리는 거북이란 말에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작은 거북이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쟁반에 덮인 메인 메뉴가 나왔습니다. 뚜껑에 덮여 있어 무슨 요리일까 궁금했지만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그냥 모르고 먹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메인 식사는 야채와 고기를 잘게 볶은 소스 위에 하얀 그물 같은 것이 올려져 있었습니다. 나리는 샤넬 할머니와 맛있게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다 마친 후 나리가 물었습니다.
“할머니 제가 먹은 메인 메뉴는 뭐랄까, 하늘을 나는 것처럼 가볍고 산뜻해요. 무슨요리에요?”
“음, 정확하게 또 맞췄네. 상을 줘야 하겠는데. 마지막 요리는 제비집요리야.”
나리는 그제서야 왜 그렇게 맛이 경쾌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샤넬 할머니는 음악에 따라 고개를 움직였습니다. 나리는 그 모습을 보고 공연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냈습니다. 이렇게 오페라를 들으면서 식사를 할 수 있다고는 상상도 못 한 일이었습니다. 할머니의 발코니 문이 열려 있어 음악이 레스토랑으로 그대로 흘러 들어 오고 있었습니다. 나리는 귀를 기울였습니다.
“4막이에요. 도망치는 아이다를 쫓는 군사들이지. 애절하지요.” 샤넬 할머니는 이미 여러 번 본 것처럼 설명해 주었습니다. 나리는 아이다의 선율과 아몽티아도의 맛이 어울려 가슴을 이렇게 따뜻하게 할 줄 몰랐습니다. 나리는 순간 ‘음식과 음악 때문에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있었던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페라 아이다가 들려오는 식당에서 세상의 희귀한 음식을 먹는 일이 가슴 속 깊이 나리를 흥분되게 만들었습니다.
‘아 부자란 이런 것이구나.’ 나리는 가슴 속에 부자가 돼야겠다는 열망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리의 작은 불씨를 눈치챈 듯 할머니가 웃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놓기 시작했습니다.
“나리양. 난 프랑스 소뮈르*의 빈민가에서 태어났어요.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였고 어머니는 거리의 여자였죠. 부모님 어느 누구도 날 키우길 원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리 형제, 자매들은 모두 고아원으로 넘겨져야 했죠. 그때 내 나이 12살. 고아원에서의 삶은 어떤 미래도 희망도 없는 암흑이었어요.”
나리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곱고 아름다운 할머니가 고아였다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할머니는 꼭 귀족처럼 애 띠고 여려 보였습니다. 샤넬은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런 삶에 새로운 희망을 심게 된 것이 연금술사를 만나게 되면서부터죠. 그날도 난 굶고 있었어요. 내 삶을 비관해서 세상을 저주하고 있었죠. 먹을 것도 없고 입을 것도 없는 그리고 누구의 애정도 없는 고아원에서는 늘 배가 고팠어요. 그런 저주 속에서 떨고 있을 때 갑자기 하얀 망토를 입은 어떤 사람이 다가 왔어요. 그리고 그의 집으로 날 데리고 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줬어요. 그때까지 세상에서 맛 볼 수 없었던 아름답고 신비로운 맛이었죠. 저는 처음에 그렇게 대접받는 게 너무도 어색하고 불편했어요. 꼭 내 자리가 아닌 것 만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러나 맛있는 음식을 먹자 닫혀있던 마음이 차츰 따뜻해졌어요. 식사를 다하자 연금술사는 이렇게 말했지요. ‘샤넬,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누군 줄 아나요? 바로 샤넬이에요. 내 말을 잊지 말아요. 이제 이 부적이 샤넬을 지켜줄 거예요.’ 난 정말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된 느낌이었어요. 그 전까지 날 그렇게 소중하게 대접한 사람이 없었으니까. 그렇게 사랑 받는다는 것이 소중한 일이라는 것을 난 연금술사에게서 배웠어요. 그 다음부터 나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기 시작했죠. 남들이 보면 거만하다 할 줄 모르지만 난 그만큼 소중하다는 의미로 나를 표현했어요. 그때부터 정말 최고의 것들을 내게 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 시작됐어요. 나리양이 어떤 삶을 살건 나리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름다움이 나리에게 있어요. 나리는 정말 아름답고 소중한 사람입니다.”
나리는 자신이 자꾸만 커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리양, 내가 소중한 사람이란 것을 알기 전에 난 하찮은 고아에 불과했어요. 그러나 내가 얼마나 소중한 줄 아는 순간부터 인생이 바뀌기 시작한 거에요. 그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 소중한 나를 위해 세상 최고의 것을 해 주겠다고 마음 먹게 된 것이죠. 최고의 옷과 가방 그리고 화장품, 차와 집 등 나를 아름답게 만드는 모든 것을 내게 해 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렇게 마음 먹고 난 후로는 뭐든 적극적으로 하게 됐죠. 어떤 일을 하든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어요. 나를 봤죠.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나를 봤어요. 즐거운 세상 속에서 날 표현하고 싶었고 난 나를 표현했어요. 그게 내가 부자가 된 비결이에요. 나리도 나리를 표현해요. 나리의 방식과 나리의 언어로 나리를 표현해야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곳을 찾아 다니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그것을 나리의 언어로 표현해 봐요. 그러면 행복이 눈을 돌려 나리를 바라보기 시작할 거예요. 행복도 사람을 가려요. 행복은 행복해 지려는 사람에게 가요. 자신을 맞을 준비도 하지 않고 반겨주지도 않는데 행복이 그곳으로 가겠어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부자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빨리 찾으면 찾을수록 빨리 될 수 있어요. 자신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으면서 부자가 되겠다고 고집을 피워선 안 되요. 자신의 옷을 입어야 부자가 되요. 저는 그래서 하루 하루가 행복한 전쟁이었어요. 정신 없이 지나갔지만 순간순간 짜릿한 삶을 살았어요. 부자는 내일 부자가 되는 게 아니에요. 부자는 어제 부자가 소용없어요. 부자는 오직 오늘 이 순간 이 장소에서 부자가 되는 겁니다.”
나리는 할머니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내일 부자가 된다는 사람은 절대 부자가 될 수 없어요. 부자는 바로 오늘 부자인 사람이 진정한 부자예요. ‘내일이면 이것보다 더욱 나아지겠지, 내일이면 차를 사고, 내일이면 결혼을 하고, 내일이면 더 좋은 직장을 얻겠지 그러면 난 진정으로 행복한 부자가 될 거야’ 라고 생각하기 쉽죠. 그러나 내일은 오늘보다 더욱 안 좋을 수 있어요. 내일 부도가 나고, 내일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내일 다니던 직장에서 쫓겨날 수 있죠. 앞으로 남은 일들은 더욱 가난한 날들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부자는 오늘만 부자로 삽니다. 오늘을 진정으로 부자로 산다는 것은 오늘 내가 이 순간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린다는 것이지요. 눈으로 봐 즐거운 것을, 입으로 먹어 즐거운 것을, 몸이 입어 편한 옷을 바로 이 순간 누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누리는 오늘을 포기하고 내일 내일하며 살아요. 그러다 보니 오늘 일은 대충 대충 흘러가 버리지요. 내일이 또 있으니까 내일로 오늘 일을 미루면 되겠지 합니다. 그래서 잃어버린 오늘, 꿈꾸는 내일로 하루 하루를 삽니다. 오늘이 없으니 당연 내일도 허상이 되고 마는 거예요. 부자는 오늘을 부자로 살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내일도 부자로 살 수 있는 겁니다. 부자가 되세요. 나리양 오늘 이 순간 최고의 부자가 되세요. 맛있게 먹고 즐거운 음악을 듣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세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정말 부자란 지금을 온전히 누리는 거예요.”
나리는 지금 이순간 느끼고 있는 커다란 충만함을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샤넬 할머니에게서 나오는 충만한 빛이 온전히 나리에게 전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네모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초대장에 그려진 네모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나요?”
“네모는 생명의 어머니, 땅을 상징해요. 나리양 세상의 모든 것들은 땅을 딛고 서 있어요. 정신이나 마음 같은 추상적인 세계는 구체적인 몸이 있어야 그 빛을 표현할 수 있어요. 그 몸과 땅 그리고 물질이 바로 네모에요. 나리를 키운 것은 바로 세상이고 자연이랍니다. 나리가 감각할 수 있는 오감을 활짝 여세요. 그리고 이 우주를 맘껏 느끼세요. 자연이 주는 풍부한 느낌들을 표현하세요. 그만큼 나리도 풍부해 집니다. 나리는 세상의 거울이에요. 나리는 자연이 선사한 음식과 햇빛 그리고 애정을 통해 만들어 졌어요. 그리고 나리가 말하고 표현하는 것을 통해 자연과 사람들은 나리를 기억해요. 나리가 크고 아름답고 진실한 것을 볼수록 나리는 사람들에게 더욱 위대한 아름다움을 보여 줄 수 있어요. 나리는 나리를 통해 세상을 비추고 있는 거에요. 그리고 나리는 대지의 딸이에요. 숨쉬는 흙의 딸이지요. 역사의 소중한 자손이에요. 나리양, 이 땅이 살아 있다는 걸 아나요? 생명의 어머니, 땅은 살아 있어요. 나리가 걸어 갈 때 마다 나리의 두발을 그 심장과 손길로 감싸 안아요. 어머니의 생명을 찬미하고 누리라는 메시지가 바로 네모랍니다. 우리 모두는 풍요로운 대지의 손길에 감사해야 해요. 그리고 그 축복을 느끼고 즐겨야 해요. 하늘을 나는 새처럼 바람에 춤추는 백합처럼 내일을 걱정하지 말아요. 대지의 축복은 마르지 않아요. 넘치고 넘칩니다. 햇살은 오늘을 고민하라고 내려 쬐는 게 아니에요. 이 찬란한 오늘을 맘껏 즐겨요.”
“네 할머니” 나리는 왜 샤넬할머니가 하나도 늙어 보이지 않는지 그제야 수긍이 갔습니다. 할머니는 시간을 넘어 오늘에 온전한 천사였습니다. 나리와 샤넬 할머니가 나오자 링컨센터 앞 마당에는 검정 롤스로이스 한대가 서 있었습니다. 정장을 입은 운전사가 정중히 인사를 하고 뒷문을 열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리는 남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지만 샤넬 할머니는 즐기라는 듯 윙크를 했습니다. 나리는 롤스로이스를 처음 타 보는 거라 너무 설레였습니다. 롤스로이스는 미끄러지듯 링컨센터를 빠져나와 나리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롤스로이스에서 보는 이스트리버*는 더욱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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